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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문화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 글| 정준민
  • 게재일 | 2012.05.17 조회수| 4173
와!!! 드디어 대학교는 중간고사 기간이 끝났어요. 정말 정말 행복하겠네요. 이제 날씨는 화창하고 학교마다 축제도 열리니까요.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답니다. 중간고사는 그저 시작에 불과해요. 중간고사 보다 더 무서운 조별과제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에 있는 조별과제가 대학교 생활을 얼마나 힘들게 만드는지는 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거에요.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아시스가 있답니다. 바로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시간이죠. 얼마나 즐거운지 이번 시간에는 1기 수강생 박지호군이 놀러오기까지 했답니다. 오늘 다룬 주제는 문화였어요. 퍽퍽한 삶에 무한도전과 같은 예능 프로가 얼마나 큰 낙이 되는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죠. 힘든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오아시스. 그게 바로 문화랍니다.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2기]에서는 문화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요?

“XX같았겠지.”

대학에서 처음으로 시험을 본 윤병호 학생에게 첫 시험에 대한 소감을 묻자, 누군가가 대신 답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보는 시험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매 순간 순간 행복할 수는 없다. 살아가면서 좋지 않은 상황은 늘 따라오게 마련이다. 심지어 재수가 없으면 늘 안 좋은 일만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이어져야 한다. 삶을 이어가는 동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문화이다.

문화를 향유하는 것은 좋다.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문화를 향유하는 입장이 아니라, 문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어떨까? 익히 알려져 있듯이 한국에서 문화 산업군은 취약하다. 노동 환경이나 대우도 타 직업군에 비해서 열악하다. 『88만원세대』로 유명한 우석훈 교수의 『문화로 먹고 살기』는 한국의 문화 사업을 다룬 책이다. 책은 문화 컨텐츠를 사업별로 나누고 분야에 맞추어 현재 추이와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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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생은 리더이며, 앞으로 리더가 될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문화로 먹고 살기』를 선택했습니다. 여러분을 존중하기에 어려운 책을 골랐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정도는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니까요. 저는 이 시간이 여러분에게 자기 계발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2기]에 참여하는 분들은 3~4학년이 대부분으로, 한참 진로를 고민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업계가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자신이 일하게 될 업계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유진강사가 말한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2기]에서 『문화로 먹고 살기』를 선정한 이유이다. 모든 대학생들이 앞으로 문화로 먹고 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에서 문화 산업을 분석한 틀을 가지고 자신이 앞으로 일할 분야는 어떤지 고민해볼 수는 있다.

그렇다면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2기] 참여자들은 『문화로 먹고 살기』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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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 문화는 일반인이 쉽게 갈 수 없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알기도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설명과 정보가 풍성해서 문화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박명본 : 우석훈 교수가 좌파 경제학자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일까요? 이 책은 결국 복지를 말합니다. 문화 산업을 성장시켜서 복지를 실현하자는 메시지를 책에서 깔고 있습니다.

황지현 : 문화 산업이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운지는 몰랐습니다. 이 책은 현상에 대해서만 말을 합니다.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만 말해주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지호 : 88만원 세대를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우석훈 교수의 글은 음울합니다. 무언가 책을 통해서 변화를 일으키고는 싶지만, 실제로 그러지는 못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오히려 문화로 먹고 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전수연 : 우석훈 교수는 이 책에 담고 싶었던 주제가 무척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문화 산업을 다룹니다. 하지만 너무 심합니다. 각 분야별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박형은 : 저는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분들은 말리셨습니다. 제가 주위에서 듣던 이야기를 이 책에서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문화 산업은 열정이 있어야 할 수 있겠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윤병호 : 이 책을 요약하면 기-승-전-토건입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토건 사업을 너무 치중해서 그렇다는 쪽으로 결론을 몰아갑니다.

이완희 : 경제적인 관점에서 문화를 풀어보려는 시도 자체가 굉장히 멋있어 보였습니다.

『문화로 먹고 살기』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듣고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MBC의 음악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였다. [나는 가수다]는 2011년 음악계와 예능계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나는 가수다]는 숨겨진 가창력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얻어내며 2011년 MBC 방송 연예 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최근 시작한 [나는 가수다 시즌 2] 역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우석훈 교수는 [나는 가수다]의 성과를 기획력의 승리라기보다 음반시장 몰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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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희 : 버라이어티의 측면에서 [나는 가수다]는 괜찮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명본 : 문화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컨텐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기존의 있던 다시 이용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좋지만, 만약에 기존에 있던 것들을 다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이런 식의 음악 프로그램이 반짝 인기는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봅니다.

황지현 : 그런데 [나는 가수다]에서는 편곡을 합니다. 이런 편곡을 하는 것 또한 새로운 컨텐츠라고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박명본 : 물론 리메이크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메이크가 주가 될 수는 없습니다. [나는 가수다]가 한참 인기 있을 때는, [나는 가수다]음원 때문에 새로 나온 노래들이 묻혔습니다. 그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완희 : 최근에 흥행한 영화 건축학개론도 복고를 빌려왔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추억 팔이지만 그것이 가치가 없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전수연 : 자유경제 시장에서 어떤 곡이 나오든 흥할 건 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음원이 시장에 나온다면, 오히려 참여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황지현 : [나는 가수다]의 성공은 수요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기존의 시장에서 채워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물론 음반이 예전만큼 잘 팔리지는 않지만 고정적인 소비층은 아직 있습니다. 다만 그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기에 시장이 몰락한 겁니다. 저는 [나는 가수다] 음악 시장을 흥하게 만든 계기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윤병호 : 서바이벌 포맷이 이제는 흔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써먹은 요소를 다시금 써먹은 거죠. 그냥 예능 프로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가수다]의 성공 요인을 어떻게 분석하든 한국의 음반 시장이 몰락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의 평균 CD 구입비는 300원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음반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형은 : 저는 스트리밍 요금제를 사용해서 음악을 듣습니다. 제가 음악을 듣고 있으면 주변에서 보내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그러면 저는 스트리밍 요금제를 사용하는 거라 보내 줄 수 없다고 답합니다. 그러면 주변에서 돈이 아깝다며 깜짝 놀랍니다. 음악을 돈 주고 듣는다는 생각을 아예 안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사람들이 음악을 음악으로 듣지를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배경음악처럼 사용합니다.

김민선 : 음악, 영화 등을 다운 받는 걸 당연시합니다. 누군가 그것들을 돈 주고 구매해야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완희 : 음악 시장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경쟁 프레임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복제의 가능성이 무척이나 커졌기 때문입니다.

윤병호 : 인터넷이 예전보다 더 발달했습니다. 단순히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요즘에는 음반으로 음악 듣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황지현 : 좋은 뮤지션들이 많이 안 알려져서, 사람들이 몰라서 구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주류 아이돌은 음악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구매를 안 하게 되지만, 저는 가치 있는 음반은 사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가치 있는 음반을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박지호 :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인데, 제가 요새 인디 음악에 관심이 많아져서 음반을 사서 들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쇼핑몰에서 구매 버튼을 누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예전에 쉽게 받아서 들었던 기억 때문에 그랬습니다. 음반 구매를 해봤던 습관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문화로 먹고 살기』는 다양한 문화 산업을 다룬다. 하지만 책에서 다루는 문화 산업이 문화 산업의 전부는 아니다.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문화 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았다. 유진강사가 택한 분야는 미술이었다. 유진강사는 학생들에게 미술 시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상의 사건을 문제로 주고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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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는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그는 일본 회화에서 영향을 받았고 기모노를 입은 여인을 직접 그리기도 했습니다. 일본사람들의 반 고흐에 대한 관심은 비싼 가격에 그림을 구입하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1987년 (주)야스다 해운은 3990만 달러 (약 450억)에 반 고희의 [해바라기]를 낙찰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2012년 1월 일본의 중견회사 (주)신이치가 반 고흐의 [파이프가 있는 빈센트의 의자]를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2500만 달러 (약 280억)에 낙찰 받았습니다. 회사 사옥 로비에 영구 전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소식을 접한 (주)신이치 노조는 항의했습니다. 회사 규모를 떠나 280억이라는 돈은 과도한 지출이라는 것. 그 돈은 직원들의 임금인상, 복지개선에 쓰였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노조 전체적으로 고가 미술품 구입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여러분이 회사 측이 되어, 이번 일을 해명하고 노조를 설득해보세요.”

학생들의 의견은 회사를 지지하는 입장과 노조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나누어졌다.

전수연 : 대형경매에서 낙찰을 받으면 언론에 공개가 됩니다. 이 자체로 광고 효과가 있습니다. 반 고흐같은 거장의 작품은 그 가치를 계속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의자가 아니라 예술을 만든다.”와 같은 새로운 슬로건을 창조해낼 수도 있습니다.

박형은 : 인터넷에서 조금만 뒤져보면 고흐의 그림 파일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이곳저곳 많이 사용되고 있고요. 고흐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상대적으로 광고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80억이라는 비용을 고려해야 하고요.

박명본 :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파일과는 다른 원본만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좀 고민인데, 280억이란 비용의 출처가 어디냐에 따라서 의견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280억이 복지의 의미에서 사용되었다면 비판을 할 것이고, 마케팅의 차원에서 사용되었다면 타당성이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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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파이프가 있는 빈센트의 의자], 1888 作

황지현 : 280억을 주고 의자 그림을 사서 어떻게 될까요?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280억이란 돈은 훨씬 더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물론 구매로 인해서 홍보효과는 있으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과연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질까요?

이완희 : 단순히 마케팅 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원들의 복지적인 요소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노조가 반대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기업 문화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투자라고 봅니다. 지금은 280억을 투자했지만, 앞으로 1000억의 가치가 생길지 2000억의 가치가 생길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박명본 : 반 고흐의 그림을 샀다고 애사심이나 사원 만족도가 올라갈까요? 회의적입니다. 품격이나 거장이 주는 아우라 좋습니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말하던 국격과 G20정상 회담 말입니다. 정부에서는 G20이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행사라고 적극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납득을 못하고 있습니다.

윤병호 : 왜 굳이 반 고흐의 그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딴 사람, 요즘 떠오르는 일본 신진 작가에게 그림을 맡기는 편이 더 좋다고 봅니다.

박지호 : 저는 미학적 판단의 영역 보다는 회사의 일방성을 문제 삼고 싶습니다. 평사원들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진행되는 일이라면 문제가 생기는 법이지요. 공감대 형성의 문제라고 봅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음악 산업을 살펴보았고, 반 고흐의 그림을 통해서 미술 시장도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자신들이 일을 해야 하는 업계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음악 시장과 미술 시장을 살펴본 것도 다 자기 자신을 살펴보기 위한 예행연습이었다. 앞으로 학생들이 속할 업계의 장점과 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어려운 주제이기에 유진 강사가 먼저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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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습니다. 4학년이 되고 고민을 많이 했죠. 엔지니어링, 전자 이런 쪽은 취직 잘 됩니다. 국가 지원도 많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하지만 집에 못 갑니다. 철야를 심하게 합니다. 근무 환경이 안 좋습니다. 일만 하다가 인생을 하직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업사원의 길을 택했습니다. 야근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한국은 어느 기업이나 야근을 합니다. 철야를 안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돌고 돌아 교육 업계에 투신하였습니다. 교육은 한국인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밥벌이에 문제가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수명이 짧습니다. 강사가 45세가 넘으면 신선한 맛이 사라집니다. 그래도 계속 교육 업계에 있을 겁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새로운 걸 전달하려고 합니다.”

유진 강사의 말을 받아 학생들은 하나 둘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박명본 : 저의 꿈은 기자입니다. 그런데 기자라는 직업이 정말 우울합니다. 장담컨대 10년 뒤에는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 거라고 봅니다. 종이 신문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의 장점은 정말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꿈이 기자였습니다. 반면 좋은 곳에 취직하지 못하는 생계가 어렵습니다. 제가 하고 싶다고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요. 하지만 희망도 있습니다. 온라인 신문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오마이 뉴스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윤병호 : 유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컴퓨터 공학은 취업률이 높습니다. 돈도 잘 벌고요. 제가 상상했던 것을 프로그램으로 구현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야근이 많고 수명도 짧고 남녀비율이 최악입니다.

박형은 : 고 2때까지는 미술을 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미술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권위적인 분야입니다. 학벌 차별도 상당히 심합니다. 성공하기도 무척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미술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술 하는 사람들은 절대 입시 미술처럼 정형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음악과 같은 문화 예술에 비해서 미술은 덜 향유되는 것 같습니다. 미술을 생산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미술 교육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이완희 : 저는 궁극적으로는 벤쳐를 해서 돈을 모아 벤쳐 캐피탈을 하고 싶습니다. 이건 장기적인 측면이고 단기적으로는 전략 컨설팅을 하고 싶습니다. 전략 컨설팅은 기업의 비전을 그려보는 일을 대행하는 업무입니다. 우선 단점은 들어가기가 너무 힘듭니다. 들어가도 문제입니다. 야근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전략 컨설팅을 하면 다루는 분야가 다양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전수연 : 저는 어떤 업계에 일을 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회사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원이 되고 싶습니다. 다른 분들은 야근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저는 야근도 O.K입니다.

박지호 :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벤쳐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입학 사정 관제를 통해서 고 3 아이들의 진학을 돕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은 보람이 있습니다. 뿌듯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반면에 저희가 진행하는 일 자체가 입시 사정 관제라는 종속되어있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황지현 : 가장 무난한 선택지는 대학교 교직원의 삶입니다. 가늘고 길게 살 수 있습니다. 육아휴직이 되는 점도 여자로써는 큰 메리트입니다. 하지만 단조롭고 기계적인 삶이 걱정됩니다. 최근에는 글쓰기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글쓰기에 매력에 빠지면 쭉 그 길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르니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쪽의 삶은 정말로 어렵겠지요. 그래서 저에게 『문화로 먹고 살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알던 것 보다 환경이 더 안 좋다는 걸 알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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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2기] 학생들이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른다. 오늘 이야기했던 대로 흘러갈 수도 있지만, 갑작스레 자신의 진로를 변경할 수도 있다. 사람의 생각은 쉽사리 바뀌곤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특정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거다. 고민을 해보고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파고들어야 하지만,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손을 털고 빠져나올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고, 고민의 결과물을 실행시킬 수 있는 용기가 요구된다. 앞으로 이들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른다. 이들이 어디로 흘러가든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과, 고민의 결과를 실천할 수 있는 용기가 수반되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2기]도 어느덧 마지막이 가까워졌다. 이제 한 권의 책이 남았다. 마지막 도서는 학생들이 직접 선정했다. 학생들이 선정한 도서는 엔도 슈샤쿠의 『침묵』이었다. 『침묵』을 통해 나누게 될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박명본 학생이 말하는 『침묵』의 선정 이유

“제가 싫어하는 책의 종류는 자기계발서적, 일본 서적, 종교 서적 이렇게 3가지입니다. 엔도 슈샤쿠의 『침묵』은 일본 서적과 종교 서적에 해당되는 책입니다. 그래서 엄청 싫어해야 하는데, 읽고 나서 편견을 깼습니다. 재미있는 책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좋은 책이라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엔도 슈샤쿠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자주 거론이 되는데, 『침묵』은 그의 대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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